명절 때 시골에 안 간지 몇 년 되었습니다.
할머니께서 요양차 서울로 가버리신 것도 원인이라고 부모님은 말씀하십니다.
언제부터인가 명절은 기숙사에서 돌아와서 집에서 하루 쉬던 날, 서울서 내려와서 하루 쉬던 날, 동생과 둘이 집지키는 날이 되어 있었습니다.

사촌들과 가까웠던 적은 어릴 때밖에 없군요. 나이차가 꽤 나니까 그저 응석만 부렸을 따름이죠. 라면 끓여달라고 하고, 자전거 태워달라고 하고 말입니다.
어느정도 나이를 먹으니까 만나는 것은 둘째치고, 친밀도 면에서도 점점 멀어지더군요. 뭔가 소외받더군요. 다 자기 형제들만 챙기고, 그렇게 귀여워해주던 나는 역시 바깥 사람이었고, 동생은 아직 갓난아이였고.

지금은 어릴 때 그렇게 같이 놀던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안 만난지 오래예요. 고등학교 이후로 전혀 본 적도 없군요.

사촌 관계에서는 친가도 외가도 저를 중심으로 갈라집니다. 저 위로 나이차 많은 사촌들이 쭉쭉 올라가고, 제 밑으로 제 동생부터 해서 쭉쭉 내려갑니다. 때문에 위로는 이미 나이 앞에 3을 붙이는 오라버니나 언니들이 한가득, 밑으로는 예민한 사춘기 여자애들이나 기세 등등한 초등학생 아이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친가 외가 통틀어서 저와 동생 급의 나이차가 나는 경우는 부모님 세대를 제외하면 우리 자매밖에 없고요.

...이리저리 낄 곳이 없어요. 이제는 너무 오래 되어버려서 당장 만난다고 해도 서로 잘 대화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아핫, 사실은 만일 그런 일이 생기면, 동생이 일곱 살 차이나는 저보다도 한두 살밖에 차이 안 나는 사촌 언니나 여동생에게 쪼르르 가버려서 혼자 남는게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답니다.


...괭이갈매기 EP 1의 주인공들은 우시로미야가의 사촌 4남매입니다.
서열순으로 각각 18, 23, 18, 9세이지요.
이 남매는 마지막 장면까지 끝까지 붙어있었습니다. 특히 위의 3명은 더욱.
그 전날 밤에는 오랜만에 만난 것을 기뻐해서, 마치 제 고등학교 기숙사를 생각나게 할 정도로 밤새면서 놀더군요.

어릴 때 같이 자전거타고 라면 얻어먹는 정도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저에게는 그저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떠올랐는지도 모르겠군요. 추석은 아직인데.
2007/08/20 23:58 2007/08/2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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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브에 2007/08/21 0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보면 명절에 시골 안 가고 가족끼리 있는 사람들도 많아지더라구요.
    저희도 그 중 하나고... 뭐 저희는 딱히 찾아갈 친척이 없는 거지만요.
    그나저나 메이아이 님 정말 중간에 끼셨네요;; 그렇게 곤란한 포지션도 없는데 참...;

  2. foxer 2007/08/21 0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친가쪽은 거의 모르는 사람처럼 지내서 공감이 가네요;;

  3. 아인 2007/08/21 10: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친가쪽은 이제 다들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그냥 다들 따로따로 노는 경향이 크고
    외가에서는 제가 가장 맏이인데
    그래도 아직까지는 같이 놀만하네요 ^^;
    [초, 중, 고, 대학생 전부 다 있지요]

  4. 빈둥이v 2007/08/21 22: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살 부대끼며 살던때랑은 확실히 다른걸 느낍니다
    안타깝지요.

    저도 특이하게도(?) 외가중에선 남자첫째 (한분 더 계시지만 나랑도 차이가 엄청나므로..)
    친구중에선 남자 막내.

    엄청난 갭사이에서 항상 혼란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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